물체에 생긴 균열이 퍼지는 메커니즘

균열의 맨 앞부분이 다음 균열을 만드는 ‘씨앗’이 되고 씨앗으로부터 균열이 퍼진다.

광산 등에서 암반을 부수는 방법 중에 ‘수압 파쇄법’이 있다. 암반에 높은 수압을 걸면 균열이 단숨에 퍼져 거대한 바위의 층을 짝 가를 수 있다. 이 방법은 이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균열이 퍼지는 메커니즘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의 코치드(T. Cochard) 박사 연구팀은 수압에 의해 균열이 퍼지는 모습을 실험으로 자세히 조사했다. 실험에서는 지름 10cm의 투명하고 두꺼운 아크릴제 원판을 암석으로 삼았다. 원판 중심에 고압 액체를 주입하고 균열을 퍼지게 하면서 그 모습을 고속도 카메라를 사용해 1초당 10만장 관찰했다. 지금까지 균열은 중심에서 동심원처럼 한결같은 속도로 퍼질 것이라 생각되었지만, 실험에 의해 그렇지 않음이 밝혀졌다.

균열의 앞쪽 끝 부분 여기저기에 다음 균열을 만드는 ‘씨앗’이 생기고 균열은 한 번 멈춘다. 그러고 나서 음파 속도에 가까운 고속으로 균열이 물체 속을 나아간다. 이 때문에 균열의 최전선은 깔쭉깔쭉하며, 전진과 정지를 반복하는 것이 밝혀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알려진 균열이 진전하는 메커니즘은 보편적이며, 지진을 일으키는 판의 파괴를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하다고 한다. 최근 진행되는 CO2의 지하 저장이나 지열 발전 등의 프로젝트에도 이번 연구가 도움이 될 것 같다.

출전: Nature Physics. 2024년 1월 29일
출처: 뉴턴 20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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