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를 가른 모세의 기적 - 과학적으로 추론해 보다

성경 속 이스라엘 민족의 이야기가 실제 사건에 기반한다면 그들은 어떻게 홍해를 건너 예루살렘에 갔을까요?

수백 년 동안 학자들은 이 질문의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지중해 연안을 따라 동쪽으로 가는 것이 최단 경로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에 이스라엘 민족은 사막을 지나 홍해로 갔다고 나오죠!

아마 타는 듯한 열기 속에 오랫동안 걸어야 했을 겁니다. 성경에 따르면 이스라엘 민족은 이 사막을 건넜다고 합니다. 훨씬 더 큰 난관이 기다리는 홍해로 곧장 걸어갔죠.

이집트인에게 잡히기 전에 어떻게 홍해를 건넜을까요? 이스라엘 민족이 임시 거처를 마련한 곳에서 그 비밀을 알아보죠. ‘에담’입니다. 오늘날에는 ‘이스마일리아’로 알려져 있죠.

성경에는 바로 이 시점에 모세가 홍해를 가른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 민족은 에담에서 남쪽으로 갔을 겁니다. 논리적으로 추론하자면 폭이 제일 좁은 곳을 건넜겠죠.

모세에게 닥친 난관을 알아보려면 당시에 홍해가 얼마나 넓고 깊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측심학 자료를 활용하면 바다의 수심을 알 수 있죠.

당시 이곳은 수심이 약 90m였고, 폭은 약 50km 였어요. 그 많은 이스라엘 민족이 무리 지어 건너가려면 바닷길의 폭이 1.6km는 돼야 하죠. 모세는 바닷물을 약 7조 리터나 옮겨야 했을 겁니다. 이만한 물을 막아두려면 ‘후버 댐’ 정도는 있어야 하죠. 혹여 바닷물이 열렸대도 어떻게 그 많은 인원이 하룻밤에 건너갈 수 있었을까요?

어떤 방법으로든 잠깐 바닷물을 옮겼다고 합시다. 그렇다고 해도 어떻게 하루에 50km를 걸어갈 수 있었을까요? 결론은 거리가 너무 멀다는 이야기입니다.

홍해가 갈라지는 것은 불가능한 일처럼 보입니다. 다른 바다라면 모르겠지만요. 장소를 잘못 찾은 게 아닐까요?

스티븐은 기존의 이야기를 뒤엎는 색다른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실은 제 생각에는 성경에 나온 바다가 홍해가 아닌 것 같아요. 번역이 잘못된 부분을 확인해야 해요. 우린 영어 성경을 보고 ‘홍해’라고 읽는 것이지만 실제 히브리어 성경에는 ‘얌 수프’라고 나와있었죠. 이걸 더 정확히 번역하면 ‘갈대 바다’로 옮길 수 있어요.”

정리하자면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에 관해 지금껏 수도 없이 들어 왔는데, 갈대 바다를 잘못 번역한 것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베일에 싸인 갈대 바다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룩소르에 단서가 숨겨져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경이로움이 가득 찬 나라에서도 ‘카르나크 신전’은 위대한 유적으로 손꼽힙니다. 이 신전의 웅장한 벽에는 특별한 그림이 새겨져 있죠. ‘세티 1세’ 파라오의 정복 활동을 묘사한 그림이 있습니다. 세티 1세는 람세스 2세의 아버지죠. 고고학자인 에이든 도드슨 은이 안에 단서가 있을 거라 믿습니다.

이 그림에는 세티 1세가 폭도들을 처단하는 모든 과정을 담겨져 있습니다. 그는 이집트 국경까지 폭도들을 끌고 갔죠. 폭도들은 샤수 민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포로로 잡혀 돌벽에 새겨진 바로 이 폭도들이 샤수 민족입니다. 결정적으로 이 거대한 벽에 새겨진 것은 역사만이 아니었죠.

이 벽에는 하늘에서 내려다본 이집트 해변의 모습도 있어요. 그리고 이렇게 수로가 지나가는 자리도 보이죠. 맞아죠. 개략적인 지도입니다. 에이든은 이 지도로 갈대 바다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림 상에서 여기에 수로가 있고 양옆에 갈대가 늘어서 있죠. 늪이 많은 나일강 삼각주와 굉장히 비슷해요. 강처럼 보일지 몰라도 에이든은 이 해협이 나일강 삼각주라고 생각합니다. 호수와 지류, 악어까지 완벽한 모습을 갖췄죠.

성경속에 단서가 하나 더 있습니다. 갈대 바다를 건너기 전날 밤에 이스라엘 민족은 ‘믹돌’근처에서 야영을 했죠.

믹돌은 요새를 지칭하는 용어로 특정 장소를 의미하진 않아요. 하지만 지금 찾고 있는 이야기의 맥락에서 보면 바로 이곳에 믹돌이 하나 있죠. 그런데 믹돌은 어디에 있으며 갈대 바다와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고대 이집트인은 남쪽이 위로 가게 지도를 거꾸로 그렸습니다. 지도를 제대로 보려면 다른 식으로 접근해야 하죠. 그러자 모든 게 분명해졌습니다. 믹돌은 나일강 삼각주 동부였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전혀 다른 길로 이동한 겁니다. 이 지도에 따르면 남부로 돌아서 홍해로 가는 경로는 사라지죠. 그 대신 에담에서 북쪽의 믹돌로 방향을 틀어서 동쪽의 예루살렘으로 곧장 향합니다.

그런데 지도에서 눈에 띄는 곳이 있습니다. 나일강 삼각주 중심부의 커다란 호수인 ‘만잘라호’입니다. 이집트의 만잘라호 호수, 이곳에는 갈대밭이 풍성하죠.

군대에 쫓기는 신세라면 돌아갈 수가 없죠. 여기를 바다로 봤다면 사방이 갈대니 갈대 바다라고 할 수도 있었겠네요.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1882년에 알렉산더 브루스 툴록 영국 육군 소장이 기록한 이야기에 따르면 툴록 소장은 부대원과 만잘라호에서 야영할 당시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툴록은 이렇게 기록했죠.

“동쪽에서 광풍이 불었다. 바람이 너무 거세져 일을 중단해야 했다. 다음 날 아침에 나가 보니 만잘라호는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었다. 거센 바람에 얕은 호수의 물이 수평선 너머로 밀려간 것이다.”

“현지인은 갯벌을 걸어 다녔고 전날 떠다니던 낚싯배는 갯벌 위에 멈춰 있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목격한 이 사건이 흔히 홍해의 기적으로 일컫는 사건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수천 년 전에도 같은 일이 일어났을지도 모릅니다.

대기 과학자인 칼 드루스를 만나서 1882년 이야기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물었죠. 칼은 툴록이 목격한 일이 과학적으로 가능하다고 합니다. 사건의 원인도 광풍이 맞다고 확신하죠.

“시속 80km의 바람이 6시간 동안 불면 호수의 물이 전부 10km 가까이 이동합니다. ‘원드 셋 다운’ 현상이죠.”

“네, 해안에서 물이 빠져나가죠. 물이 완전히 사라져서 마른 땅이 드러나는 겁니다. 바람이 그치면 물이 다시 밀려들죠. 출애굽기 14장에 나온 현상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바하마 해변에서 촬영한 실제 영상을 보면 2017년 허리케인 ‘어마’가 찾아오기 몇 주 전의 모습과 허리케인이 휩쓴 직후 같은 해변의 모습이 그 증거가 됩니다. 바하마 해변의 물이 사라지고 땅이 드러난 영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바다가 갈라진 것은 기적이 아니라 과학적 현상이죠.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만잘라호는 이곳에 있는데, 이스라엘 민족이 물을 건너기 전 머물렀다는 믹돌은 50km 나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만잘라호의 위치가 이상합니다.

우주에서 보면 수수께끼가 풀릴지 모르죠. 시간에 따른 강물의 이동은 위성으로 추적할 수 있습니다. 모세 시대부터 나일강 삼각주의 호수와 해협은 수 킬로미터 이동했을 겁니다.

믹돌지역의 현재 모습을 스펙트럼으로 전환하면 물속에 잠긴 부분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과거로 돌아가서 기원전 1250년에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살펴보죠.

드디어 공개합니다. 성경에 언급된 바로 그 자리에 갈대 바다가 있습니다. 게다가 칼은 이 호수의 형태가 성경의 묘사 내용과 같다고 합니다.

출처: 내셔널지오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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